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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군 입대하던 날추억 2010. 4. 2. 19:09
아들 군 입대하던 날
아직 수일이 남았다고 생각했던 입대일이
하루 하루 다가 오더니 드디어 입대일 전야가 되니
군에 보내야 하는 부모마음이나 군에 가야 하는 아들 본인 마음이나 초조하고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아들도 가족도 밤을 뒤척이다 늦잠이 들었는데
드디어 입대 당일 2010년 3월 30일
새벽 4시 50분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출발 준비를 하고
5시 40분경 모두 말없이 집을 나섰다.
집을 떠나는 아들에게 서운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슬픔을 참느라
차로 창원역까지 가는데 다들 별 말이 없다.
차를 역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창원역 앞에서 6시30분에 전용버스를 타고 춘천 102보충대로 가야한다.
마음이 그래서 그런지 3월 말인데도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6시10분쯤 창원역에 도착하니 같은 학교 후배들이
선배의 군입대 배웅을 위해 새벽같이 멀리서 와 기다리고 있었다.
넘 고맙고 의리있는 후배들이다.
후배들을 보더니 초조와 긴장된 아들 얼굴이 조금 풀린듯 했다.
버스에는 아들처럼 까까머리를 한 입대자들과 우리처럼 동행하는 부모형제들로 만원이다.
같은 입장에 있는 분들을 만나니 다들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는 것 같았다.
춘천 102보충대까지 가는데 약 5시간이 소요되었다.
마음은 다 천근 만근이었겠지만 겉으로 보기엔
창원에서 춘천까지 가는 차 안에서는 오손도손 담소를 나누는 등 마치 소풍가는 모습 같았다.
아들과 옆지기가 같은 자리에 앉고 나는 바로 앞 자리에 다른 분과 같이 자리에 앉았다.
보충대 앞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인근부대에서 근무하는 조카에게서 전화가 왔다.
산먼당에게 둘째 매형이 되는 아버지로부터 외사촌 동생이 오늘 입대한다는 소식을 듣고
점심 사 주려고 잠시 나왔다고 했다.
군생활 약 20년을 한 군복 입은 조카를 보니 넘 마음이 든든해 지는 것 같았다.
외삼촌으로서 제대로 해 준 것도 없는데 자릴 함께해 준 조카가 넘 고마웠다.
부모형제들과 입대자들이 함께한 입소식이 끝나자
드디어 이별의 순간
여기 저기에서 울음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한다.
옆지기와 아들이 서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물을 보인다.
울려면 춘천까지 따라 오지 말라고 큰 소리치던 아들이다.
부디 몸 건강히 군생활을 잘 하라고 또 잘하고 오겠다는 다짐으로
산먼당과 옆지기가 아들과 교대로 뜨거운 포옹를 하고 작별을 했다.
산먼당도 옆지기와 아들을 바라 볼 수 없어 먼산을 바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 대신 군에 갈 수 있다면 군에 다시 가고픈 마음이 산먼당처럼 입대하는 아들을 둔 부모 마음이리라.
입소전
주일날 안수 받기 전 목사님께서 주신 이사야 41장 10절 말씀을 묵상하며
믿음의 아들로로서 담대히 군생활 잘 하도록
군에 있을 동안에는 육신의 부모는 늘 함께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항상 아들과 함께 해 주시도록
눈동자같이 늘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도록
주님께 기도를 드렸다.
사랑하는 아들아 !
남자로 다시 태어 난다는 군생활
대학생활 때 발휘했던 그 리더쉽으로 잘 하리라 믿는다.
모든 일에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하고 대한의 건아로서 건강하게 군 생활 잘하길 바란다.
아들 화이팅 !
102보충대 앞에서 ▼
입대 전일 ▼
입대일 창원 역앞에서 ▼
춘천 가는 도중 치악산 휴게소에서 ▼
어제 밤에 잠을 못 이루었는지 차에서 자다 일어난 아들 ▼
춘천 시내가 보이고 ▼
보충대에 들어 가면서 ▼
울지 말아야 할텐데... ▼
아들 두고 오면서 현풍휴게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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